청림산문 |
1031. 사어私語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이 시작되면서
그 동안 밀리어 뜸했던 결혼소식이 갑자기 파시波市를 이룬다.
일찍 행장 준비하여 식장에 들렀네.
지인知人이 주례를 맡은 모양이었다.
귀에 익은 주례의 음성으로 반가웠다.
그러나 주례의 이야기는 듣는 둥 마는 둥,
저네들 아는 소리를 사어私語*로만 떠들어댔다.
사사로이 수군거리는 말이 너무 크게 들려 주례사主禮辭를 방해하였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를 못하였다.
주례를 마치고 사진 촬영이 끝나고,
우연히 주례를 만났다.
‘주례 하느라 수고 하셨습니다.’고 수인사를 건네자,
그제야 주례가 한 말씀 하였다.
“오늘 주례 중에 어찌 그렇게 뒷줄에서 떠드는지
제 말씀을 잘 못 들었지요?”
“손님들이 유별나게 수군거려서 방해가 되었겠습니다.”
겸연쩍게 인사에 답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그것도 목청이 나처럼 크신 분들이 주례사 중에 사어로 수군거리니
주례사 방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대화중에 사어라도 속삭이는 것은 덜할 텐데,
아니면 입 다물고, 남의 잔치에 부조하는 셈 치면 좋으련만,
끝까지 사사로이 수군거리는 말로 결혼진행까지 방해하고 말았다.
(청림/20100. 20151118)
*사어私語 :①사사로이 수군거리는 말. ②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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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빗속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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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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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제18기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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