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027. 사스레피나무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나는 사스레피나무*를 좋아한다.
그러나 한 번도 본 일이 없었다.
단지 그 나무가 가지고 있는 특성으로 좋아한다.
자잘한 톱니와 갸름하고, 도톰한 잎사귀를 달고 있는
자그마한 늘 푸른 나무로 아무도 돌보지 않는 사스레피나무다.
이 나무는 마치 나처럼 자람 터를 까다롭게 고르지 않은 것이 좋다.
산기슭 어디나, 건조한 땅이라도 잘도 빌붙어 살아갈 수 있는
능력 있는 나무이기 때문에 나는 좋아한다.
마치 내가 열 번째 아이로 태어나 부모님 돌아가시고,
섭포攝怖에 떨고 있을 때,
나이 많은 형들은 유산에 눈독들이고 모두 훑어가 버렸다.
아무것도 없는 마당에 어린 생각에도
어디서나 어느 때나 붙박이로 사스레피나무처럼 살려고,
아르바이트로 공부하고, 공부하면서 아르바이트 했다.
표면적이라도 어렵게 공부하면서도 일전 한 푼 달라 아니하고,
풍족한 가정 속에서도 나는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
사스레피나무의 키가 작은 것처럼 나도 닮았기에 좋다.
자람 터가 부족하였지만 꽃다발 바닥나무 하는 것처럼
쓸데없이 키 크지 않으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서 좋다.
사스레피나무 꽃이래야 그저 자백색 새끼손톱만한 것뿐이다.
꽃냄새는 LPG가스가 누출될 때 나오는 퀴퀴한 냄새 비슷하다.
사스레피나무 어원은 아직 몰라도 좋다.
(청림/20100. 20151114)
*사스레피나무 : (식)후피향나무과의 상록활엽 교목. 해변 산록에 나는데, 높이 3m, 봄에 자백색 꽃이 핌. 재목은 세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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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아무도 돌보지 아니하는 비탈진 건조한 곳에도 살고 있는 사스레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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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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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제18기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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