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970. 비지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흔히 우서개소리로,
조피인 줄 알고 먹었더니 모두가 빚이었다고.
두부를 시골에서는 돌알이라고도 하였다.
콩을 물에 불리어 맷돌에 갈면
부연 콩국물이 조로~로 흘러 모인다.
서 말 큰 솥 위에 쳇다리를 놓고, 맷돌을 얹어 설치하면
불린 콩을 한 숟갈씩 맷돌 구멍에 넣고,
어처구니를 돌려가면서 콩을 갈아댄다.
아침부터 계속 팔이 아프도록 갈아 댄다.
엄마가 갈다가 팔이 아프면 셋째 누나가 갈고,
그러다 팔이 아프면 셋째 형이 갈고,
그러다 팔이 아프면 넷째 형이 갈고,
기어이 나의 차례까지도 돌아온다.
솥전을 디딤돌삼아 자리에 걸터앉아서 맷돌 어처구니를 잡고,
쉼 없이 오로지 맷돌만 돌려야 했다.
부연 콩국물이 소복이 모이면 가마솥에 불을 때어서 매운 연기가 난다.
하염없이 눈물 흘리면서 콩 국물을 끓인다.
이제는 눋지 않도록 긴 국자로 저어야 했다.
허리가 뒤틀리도록 휘저어야 했다.
큰 자루에다가 끓인 콩 국물을 바가지로 퍼 담아
부엌 바닥에 그릇 놓고 쳇다리 걸치고 물을 짜 낸다.
새 하얀 끓인 콩 국물이 밑에 그릇에 모인다.
흘러내린 콩 국물에 간수를 섞으면 두부가 될 것이다.
새로운 자루에 콩 국물을 굳히면 두부가 되었다.
처음에 간 콩 국물은 자루 속에 남은 찌꺼기로 비지*가 된다.
(청림/20100. 20150918.)
*비지 : 두부가 될 물을 짜 내고 남은 찌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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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맷돌에 불린 콩을 간다.
*콩국물은 두부로 만들지만 찌꺼기는 "비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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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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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제18기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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