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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ㅂ)850.보늬

청림산문

850. 보늬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기제사 당일에 물에 불려놓은 생율生栗이 나를 기다리고 있네.

밤은 제사에서 두 번째로 놓이는 과실이다.

조율시이棗栗柿梨라 증명하지 아니하는가?

물에 불려 둔 생밤을 하나 들고 외피外皮를 벗긴다.

외피 벗긴 밤은 마련된 맑고 깨끗한 물에 퐁당 빠뜨려 둔다.

나머지 생밤 외피를 모두 벗기고 나면

붉은 내피內皮입은 생밤들이 서로 벗겨 달라 달려든다.

붉은 속옷 입고 물에 불린 밤을 들고서

날카로운 칼로 붉은 속옷 보늬*를 벗겨낸다.

손가락이 아프도록 벗겨낸다.

금새 붉은 옷에서 뽀얗고 흰 나신裸身으로 변한다.

밤에도 부끄러운지 얌전히 물속에 잠겨있다.

제사상에 오르려면 밤을 쳐야한다.

밑동과 위는 반듯하게 다듬고, 옆으로는 볼록하게 다듬고

물에 목욕하고 나면 제사상에 오를 준비가 다 되었네.

딱딱한 율피栗皮는 혼자 버려지지 않고 보늬(=속껍질)와 만난다.

쓰레기로 버려지려는 찰나에 보늬가 항변을 한다네.

왜 약효가 좋은데 쓰레기 취급하느냐고.

무슨 약효가 있느냐니까 이야기를 잘도 하네.

“나 보늬는 따로 보관하였다가 말려서 가루 만들어 꿀과 함께 개어

얼굴에 바르면 당신 얼굴의 주름을 사라지게 합니다.”

저를 버리지 말고 활용하라고 항변한다.

아이고, 보늬님 나 몰라 뵈었네.

탄닌 성분이 들어 있어서 사용 못하는 줄만 알았네.

(청림/20100. 20150521.)

*보늬 : 밤 등의 속에 있는 얇은 껍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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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 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8회 게재

      ①대보름달/②고교 동기회/③사진첩으로 맺어진 결혼/④위험한 에스컬레이터/

      ⑤백두산 등척기/⑥어떤 만남/⑦헐티재 가는 길/⑧미영 베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 (2014.2.15.)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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