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821. 벽거僻居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태어 난 곳 안태본安胎本은 천지가 조용한 시골이었네.
간간히 가금家禽 모이 쪼는 소리 들리고,
출타하신 아버지 발자국 소리 알아듣고,
사촌까지도 알고 짖어 주는 바둑이 소리뿐이네.
방금 젖을 뗀 송아지 그래도 엄마 젖이 생각나
제 어미 찾는 울음소리만 간혹 들릴 뿐이네.
밤이면 자연의 달빛 받아 마당을 비추이는 데,
달빛에 나무 그림자까지 합쳐 검은 색 어른거리니
어린 나 달밤이 무서워 바깥 화장실 못 나가네.
아버지 초저녁잠에서 벌써 깨어나서
당황唐黃으로 화로에 불씨 살리고,
사랑채 사이 문 열고 재산 1호 외양간에 황소를 지켜보는 데,
누구보다 좋아하는 황소를 아껴 보살피시네.
머슴 초당草堂 방에는 새봄농사 준비하느라
싸리소쿠리도 만들고, 굵고 가는 새끼 꼬며, 가마니도 치네.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농부의 손길은 부르트고 아파도
가족생계 꾸리느라 아픈 것도 참고 참아야 하네.
비록 벽거僻居*생활이라도
가족 중에는 어느 누구하나 불평도 없었고,
정치· 경제· 사회 ․ 문화에도 관심 없이 세상모르고 살았네.
돈도, 욕심도 서로 의심하는 것도 필요 없었지.
시기심도, 명예욕도 없었지.
비록 벽거에 살더라도 아들· 딸 낳고 농사지으며 그저 그렇게 살았네.
(청림/20100. 20150422.)
*벽거僻居 : 궁벽한 곳에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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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 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8회 게재 ①대보름달/②고교 동기회/③사진첩으로 맺어진 결혼/ ④위험한 에스컬레이터/⑤백두산 등척기/⑥어떤 만남/ ⑦헐티재 가는 길/⑧미영 베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201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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