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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ㅂ)789.버무리

청림산문

789. 버무리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우리 집 식구는 대가족이었지.

아버지, 어머니, 숙형, 셋째 형수, 계형, 셋째누이, 넷째누이, 나,

큰 머슴, 중머슴, 작은 머슴에

농사철이면 아래 집에 세든 이 여덟 집 함께 모이고,

지나가는 방물장수 할머니 두 분, 무전여행 대학생 서넛 등.

식구가 평소에도 사랑채에 과객이 서넛은 꼭 있다.

많은 식구 무쇠라도 녹는다.

 

시골 이백 석지기 집안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게다가 아버지 집에 오는 사람 다 좋아해서

동네 아주머니들도 임의로 들고 난다.

 

우리 집 디딜방앗간도 있었고, 커다란 절구통도 있었다.

참기름·들기름도 집에서 짜는 기구도 있었고,

무슨 콩가루, 쌀가루도 갈 수 있는 오늘날 믹서처럼

맷돌도 서너 개가 있었지.

 

봄 쑥쑥 자라 올라오는 해쑥을 뜯어다 놓으면

많은 식구들에게 먹일 쑥 버무리*를 만드네.

씻은 물기가 있는 쑥에다 쌀가루를 뿌리고,

솥에다 채반 놓고, 면보 깔고 쑥버무리를 찐다.

버무리 찌는 시간이 기다릴수록 길고도 길다.

마침내 서 말 솥에 쑥버무리 익는다고 솥뚜껑 사이에 굉음이 들린다.

저녁 먹고, 출출할 때 어머니 쑥버무리를 낸다.

시원한 우물물 퍼다 놓고, 많은 식구 쑥버무리 내다 놓고 먹는다.

출출한 배를 채우면 대가족 온 식구 모두들 입이 조용하다.

 

(청림/20100. 20150320.)

*버무리 : 여러 가지를 한데 뒤섞어서 만든 음식. ★콩-.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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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 온 사진)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 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8회 게재

     ①대보름달/②고교 동기회/③사진첩으로 맺어진 결혼/

     ④위험한 에스컬레이터/⑤백두산 등척기/⑥어떤 만남/

     ⑦헐티재 가는 길/⑧미영 베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2014.2.15.)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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