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771. 백수문白首文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일자무식하셔도 자식에게 공부시키려는 일념 하나는 알아 줘야지.
아버지의 깊은 뜻은 나중에야 알았지만,
초등학교 입학 두 달 전에 시장바닥에서 한문책 한 권을 사 오셨지.
오체명필五體名筆 한석봉천자문韓石峯千字文이란 책이었지.
나는 어려서 그것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그냥 아버지 시키는 대로
보자기에 벼루, 붓, 한문책 한 권, 연습 종이를 함께 싸서 서당에 갔었지.
천자문 배워야 한다니 천자문인 줄만 알고 배웠지.
나이 들어 천자문이 생각나서 컴퓨터에 치고 있었지.
책이름의 유래에 보니 천자문이 아니라 백수문白首文*이었네.
천자문은 후량後粱의 사람 주흥사周興嗣가 지은 것이라네.
주흥사는 글 잘하는 사람인데 왕의 노여움을 사 죽음의 벌을 받게 되었네.
왕은 그 신하의 재주를 아까워하여 과제課題를 내기를,
하룻밤동안에 천 자 사언절구四言絶句로 문장 지으면 용서해 주겠다했네.
주흥사는 천지현황天地玄黃으로 시작되는 글을 996자에 이르렀으나
마지막 구절에 막혀서 고심하고 있는 터에, 홀연 귀신鬼神이 나타나
“언제호야焉哉乎也”로 끝맺음을 일러 주었네.
그는 그것으로 죽음을 면했으나 날이 새고 보니 하룻밤동안에
얼마나 신경을 썼으며 머리가 하얗게 세어 버려서 백수문이라 하였네.
서당에서 초교 입학 전에 꿇어앉아 일일一日 넉 자를 배웠지.
초교가기 전 딱 지킬 수守자까지 1/4(250/1,000)을 배우고 그만 두었지.
붓 들고 쓰다가 초교에서 연필 들고 쓰니까 글씨가 아주 잘 써지네.
천자문이 아니라 백수문 배운 것이 신학문 배우는 데 큰 덕을 보았네.
컴퓨터 치면 없는 천자문글자가 딱 한 글자 있네. 기울 측자가 없네.
(청림/20100. 20150302.)
*백수문白首文 : 천자문千字文의 이명異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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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명필 한석봉초천자문 *아버지 李壽祥 *백수문 58쪽 지킬 수守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 餌藥과 都市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9회 게재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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