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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ㄷ)577.등경燈檠

신작시

576. 등경燈檠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나는 스스로 남을 위해 준비된 이름이다.

불을 밝히기 위해서

호롱이나 양초나 램프나 전구가 있어야 한다네.

 

그 옛날부터 보아 온 불 밝히는 제구諸具에

접시가 있었고,

호롱이 있었다.

 

호롱에 불만 붙인다고 다한 것이 아니네.

호롱을 받쳐 주는 보조제구가 있어야 한다네.

호롱은 호롱대로 불을 켜서 유지하지만,

호롱을 어디에다 얹어두고, 누가 들고 있어야 한다지?

우리 조상들이 찾아 낸 이름이 있어

바로 등경燈檠*이라 하네.

 

호롱이 아무리 제 잘 낫다고 해도

받쳐 주는 보조재가 없으면 호롱불이 아니지.

나는 호롱을 받쳐 줄 수 있는 보조재라네.

걸어 주는 등가燈架도 있네.

 

저녁이면 나를 반겨

성냥으로 그어 불을 켜면 호롱에 갖다 대고,

호롱을 얹어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것이 나의 직무네.

 

등경은 평소 구석에 쳐 박아 두었다가 밤만 다가오면

나를 찾고, 먼지 닦고, 가운데로 모셔 가려고 야단이네.

 

(푸른 숲/20100. 20140813.)

*등경燈檠 : 나무·놋쇠 등으로 촛대같이 만든, 등잔을 얹는 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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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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