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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ㄷ)576.들판

신작시

575. 들판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마음의 들판*을 그리고 있다.

그리 넓지 못하는 고향의 들판 경주분지盆地

들판 가운데 살았던 나는

온통 녹색 속에서 녹색만 있는 세상에

녹색 속에만 살았지.

 

윗마을에서 들판으로 들어서면

우리 집 저만치 들판 가장자리로 차지하고,

플라타너스 듬성듬성 키 자랑을 하고,

재간 있는 아버지의 작품인 초가들이 즐비하네.

 

지붕에는 고추가 늘리고,

다른 초가에는 박꽃이 피어서 달밤을 기다리네.

담장도 없이 그저 생나무들이 자라서 울타리가 되고,

그 나무들이 키 자랑을 하니

저절로 초가와 어울리는 울타리가 되었네.

 

윗동네 번화가 지서에서는 기차가 지나가면 오포午砲가 울리고,

들판으로 오포가 퍼져 나가면

일하던 농부들도 오포 소리에 따라 쉬는 시간 맞춰 들판에서 나오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작은 분지 들판에

평화스러운 곡식이 양식으로 자라나고,

둘레 저수지에는 주인 없는 빈 배가 떠가네.

하늘의 뭉게구름도 들판과 만나서 안부를 묻네.

 

(푸른 숲/20100. 20140812.)

*들판 : 들을 이룬 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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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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