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시 |
389. 기로岐路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세상 사람들아! 내 말 좀 들어 보소!
태어남이 아버지의 결정으로 어머니의 몸을 빌어야 하는 것이.
어찌 내 마음대로 결정이 된단 말인가?
“아버지 왜 자식을 많이 낳았습니까?”
“낳아 두면 제 먹을 것은 다 있게 마련이니까.”
“많은 자식으로 괴롭지 아니 합니까?”
“누구든 출세하고, 누구든 잘 살 것이다.”
어머니 날 배고서 천연두 마마 하셨지.
용케 그런 시대에 날 낳아 주셨지.
남아로 태어나서 가문에 보태라고,
무언의 압력으로 떠밀리다시피 공부하고,
신학문新學問에 빠져 들었지.
누가 공부하라고 돈을 보태 주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돈을 벌고서
중3에 오징어무침 먹고 얹혀서 30분간 죽었고,
고2에 가정교사 시절에 연탄가스 먹고 1시간 죽었다.
어이 그리 기로岐路*에 서 있었는가?
모질다, 모질다 해도 인생 만치 모진 것이 없을 것이네.
마치 뜨거운 태양이 내리 쪼이는 들판에
잡초雜草가 무성히 자라듯
죽으라고, 죽으라고 해도 악착같이 살 수 있는 것이 인간일진데
모질고도 모진 기로에서도
지옥이냐 극락에서 잘도 살아남는 것이 인생이런가?
(푸른 숲/20100. 20140204.)
*기로岐路 : 갈림 길.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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