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시 |
324. 과자菓子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어렸을 때 과자菓子*를 모르고 살았다면
알란가, 모를 란가?
밀을 넣고 사카린을 뿌려 삶아도 먹었고,
보리쌀을 볶아도 먹었고,
어린 시절 과자를 모르다가
시장에서 사각 통마다 여러 가지 과자를 골라 담아
집에 가져 온 과자는
평생 처음 맛보던 그 맛.
과자, 참 맛을 알게 되면서
이빨이 상해도 모를 정도로 과자를 좋아했지.
말똥과자, 샛별과자, 유과, 비가 등 사탕.
굵고 굵은 큰 사탕,
나이테처럼 굴려 만든 롤빵도,
하나 같이 우리들 이빨을 노리는 단물이 든 과자.
울다가도 과자 준다면 뚝 그치든 그 때.
1950년대 미군부대 근무하던 숙형叔兄이 가져 온 미국 과자.
1950년대 부산 살던 큰 이모님이 사 오신 이름 모를 과자.
1960년대 막내 누이가 시집갔다 올 때 가져 온 과자.
1960년대 여러 매형들이 빈손 아닌 과자 들고 오셔서
더욱 반가웠던 지난날의 과자들.
그 과자들이
이제는 나에게 이빨 상하게 한 독이었을 줄이야.
지금도
어려서 배운 버릇처럼 과자를 먹는다, 독인 줄 뻔히 알면서도.
(푸른 숲/20100. 20131201.)
*과자菓子 : 밀가루나 쌀가루에 사탕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식. 케이크.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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