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시 |
232. 계면떡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쿵덕쿵덕∼ 쿵덕∼, 괘갱∼ 괘갱∼ 괭∼ 괭.
초저녁부터 들리는 무당 굿하는 소리.
시골 아무것도 없으면서 어찌 박수, 무당巫堂의 말을 믿고
집집마다 굿을 해댄다.
저녁마다 굿하는 소리가 들리면
어머니 빨리 가서 구경하고파 좀이 쑤신다.
그래도 막내인 나를 데리고,
계면떡* 하나 얻어 먹이려고,
논둑길로 나를 꼭 데리고 나선다.
굿하는 집
작은 방 큰방에 미어터질 듯이 모여 앉아서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제일 많은 곳이 되네.
쿵덕쿵덕∼ 쿵덕∼, 괘갱∼ 괘갱∼ 괭∼ 괭.
박수, 무당의 신이 난다.
무당이 칼춤 출 때면
동네 굿 구경하는 여편네들이 긴장을 한다.
그래도 구경꾼들에게 백설기를 나누어 주면
굳어졌던 마음이 풀리고 굿하는 집의 사연이야 어떻던
잘 되라고 마음속으로 모두 기원한다.
바로 계면떡을 얻어먹은 덕으로.
부디 굿한 집에 만복萬福이 내리 소서 계면떡값으로.
(푸른 숲/20100. 20130830.)
*계면떡 : 무당이 굿을 끝내고 구경꾼에게 돌려주는 떡.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메모 :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 > 청림·20100의 습작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234.계집 (0) | 2013.09.01 |
---|---|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233.계삼탕鷄蔘湯 (0) | 2013.08.31 |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231.계구우후鷄口牛後 (0) | 2013.08.29 |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230.경육鯨肉 (0) | 2013.08.28 |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229.경사警査 (0) | 2013.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