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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4

(엽서수필 4) 수그사이 환희 97. 세 번째 학교 K교장선생님

엽서수필 4 : 수필과 그림사이, 그 환희

97. 세 번째 학교 K교장선생님

이영백

 

 4년 10개월 경력으로 군간 인사이동 하였다. 월성군으로 지원하여 지정된 학교는 감포초등학교다. 감포는 포항 오늘날 장기면(그때는 只杏面)과 남쪽으로 접하고 있다. 수구초심으로 고향에 돌아왔다. 월성군에는 상당히 학교가 여러 군데 많이 펼쳐진 곳이다. 다행히 초임 3년간 바닷가에 산 경험도 있고, 내자가 좋다면 다행일거라 생각하였다.

 사는 집은 “소버짐”언덕 위에 얻었고, 바람이 약한 곳이다. 다행이다. 감포초교는 학급 수가 많다. 내가 맡은 학년은 오자말자 6학년 4반이다. 학교와는 거리가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내자가 잘 모르는 거리이다.

 영일군에서 4년 10개월짜리 초자교사가 인사 이동하였는데 교장실로 나를 불렀다. 웬 일인가 싶었는데 이미 포항시교육청 K장학사님이 경주시교육청으로 인사 오면서 김상훈 교장선생님께 나를 소개해 놓으셨다. 연구업무 보조를 맡으라는 것이다.

 교장사택은 교문 동편에 있다. 인사이동으로 개별 인사드리러 밤에 들렀다.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다. “전근오신 K장학사님으로부터 이 선생님 소개 잘 받았습니다. 부끄럽지만, 명색이 읍 소재지 중심학교이면서 동 석차 학력고사에서 꼴찌하고 말았습니다. 이를 꼭 만회하여 주십시오.” “예. 열심히 보겠습니다.”

 그렇게 K교장선생님으로부터 밀약을 받았다. K교장선생님은 인상적으로는 과묵하였지만,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은 심성이 좋으셨다. 그날부터 학력향상방안을 계획하고, 연구주임교사와 함께 평가업무를 수행하였다.

 읍 소재지에서 학력이 꼴찌라는 것은 수치다. K교장선생님의 도움으로 줄판 여섯 개 구입과 전교학력평가위원회를 학모자회에 접목하여 만들었다. 평가 문제지를 사다가 하지 않고, KEDI(교육개발원)의 이론을 적용하여 시간마다 학습목표를 구체화로 문제를 제작하여 프린트하여 치렀다.

 5개월간 시험 치른 후 시험지 매기는 것도 학생들끼리 교환채점하고, 오답을 집중지도하도록 하여 학력정착을 시도한 결과 9월 동 석차 학력고사에서 1위를 탈환하였다.

 가르치는 것도 막연히 가르치는 것보다 계획적일 때 확실히 그 성과가 나온다. K교장선생과는 1년간 인연으로 등 너머 괘릉초교로 이동하였다.

(20220303. 목. 납세자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