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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3/미늘

(엽서수필 3) 미늘 62. 제4기 RNTC무관후보생 되다

 

엽서수필3 : 일흔셋 삶의 변명 “미늘”

62. 제4기 RNTC무관후보생 되다

이영백

 

 흔히 군대이야기만 하면 주눅이 들었다. 그러나 교육대학 다닐 때는 그것이 문제가 아니고, 군대훈련을 받는 제208학생군사교육단 무관후보생으로 평소에는 검은 베레모에 교복을 입었다. 군사훈련 할 때는 카키색 군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렇게 나는 1971년 3월 5일부터 RNTC 제4기생이 되었다.

 교육대학 학생군사교육단을 줄여서 “208학군단”이라 하고 원어로 RNTC를 208 Reserve Noncommissioned officer's Training Corps라고 하였다. 여하튼 그렇게 군대훈련은 시작되었다. 입단하려면 입단신청서 제출과 군대 신체검사를 통과하여야 하였다. 교번(515번)을 받아서 군사훈련 때는 개인 이름보다 더 불리는 호칭이 교번(교육생번호)이 되었다.

 RNTC생은 2년간 군사학 27과목에 750시간을 이수하여야 한다. 학내에서 이론과 실습도 하지만 병기 사격은 할 수 없기에 여름방학동안 1ㆍ2년차 각3주간(=21일)씩 병영을 입소하여야 한다. M-1, 카빈소총, 60mm박격포, 3.5inch 로켓포 등 사격을 하고 105mm 무반동총은 시범견학으로 대신한다. 시간마다 학과출장으로 군대훈련을 받았다. 1년차 때는 신병훈련처럼 고생을 많이 하였다. 2년차에서는 거개 이론수업과 함께 소대장교육, 독도법, 작전대형 등을 실습으로 하였으므로 다소 편하여졌다.

 본래 허약하였는데, 구보훈련이 항상 괴로웠다. 자취하면서 영양실조에다 기가 많이 부족하였다. 현역병으로 갔더라면 백여 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RNTC 동급생 도움을 많이 받았다.

 1년차는 충청도 증평 포병사령부에서 청주교대생과 훈련받았다. 2년차는 제50향토사단 대구에서 부산교대생들과 훈련받았다. 성서 와룡산에서 독도법시간에 하도 더워 참외밭에 갔다가 조교에게 잡혀 단단히 혼 줄이 났다. 또 훈련 중 미고문단이 참관한다기에 긴장하였다. 후보생 중 한 명이 사격훈련 마치고 확인한 M-1소총을 하릴 없이 만지작거리다가 격발되어 하늘 찢는 총소리가 나고 말았다. 호된 기합 받고, 교관도 징계 받았다.

 제208학군단 무관후보생은 교복 깃에 배지 달고, 베레모 써야 하였다. 모자에는 학군단 마크가 빛났다. 그래도 그 교복이 입을 만 하였다.

 임용식 마치고 제대증 찾았다. 8년간 교사로 복무하여야 하였다.

(20210606. 일. 66회 현충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