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다시 오른 마을뒷산 계룡산” |
90. 이마에 땀 닦다
이영백
오늘은 2020년 마지막을 접는 날이다. 겨울에 망중한이다. 모두가 나이 듦에 싫어한다. 나도 그 옛날에는 학동(學童)이었는데 어찌타 세월만 흘러 보내어 옹(翁)이 되고 말았던가? 겨울, 모두가 몸을 움츠리는 추운 계절이다. 그 망중한 속에 글 쓸 일로 땀을 낸다.
세상 두루 산전수전 다 겼었으니 땀을 흘린 적이 어디 한두 번이었겠는가? 마치 처녀와 선볼 때도 남이 모르게 땀을 흘린 적이 있지 아니한가? 그것뿐이겠는가? 면접시험에서 기다리다 면접관의 송곳 같은 질문에 식은땀을 흘린 일도 있지 아니한가? 결과적으로 땀은 혼이 났거나 말거나 노력한 만큼만 땀을 흘려라. 땀이 곧 사람 삶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젊어서는 잘 몰랐지만 이제 종심하고 셋에 이르렀으니 하는 일마다 결과를 기다리는 착한 사람으로 흘린 땀만큼 희망을 갖는다. 그것이 설령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였더라도 무슨 일에나 최선을 다한 것이면 희망의 땀이 흐를 것이다. 그런 희망의 땀은 언제나 노력에 대한 비례로 나타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땀을 흘리고 노력할 뿐이다.
무슨 일에 봉착하여 지레짐작으로 포기하느니 이미 시작이 반이라고 하여 반은 이루었으니, 나머지 반을 위해 노력하여 땀 흘리도록 애쓴다. 그 대가는 분명 나에게 돌아오고 말 것이다. 그러한 상황을 자주 접한 경험이 곧 이러한 말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노력한 만큼, 땀을 흘린 만큼 결과는 꼭 나에게 돌아 올 것이다. 그래서 성공하는 것이다.
사실 땀은 체온 상으로 여름에 많이 난다. 이 겨울에는 땀을 잘못 흘리면 저체온으로 위험해 진다. 그러나 겨울에 흘리는 땀은 생체에서 흐르는 땀이 아니며, 바로 인생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땀을 말한다. 정녕 추운 겨울 생체 땀이 아닌 의지의 노력을 땀으로 말하고자 함이다.
추운 겨울에 노력하는 땀을 찾는다. 이루려고 정한 목표를 향해 책 제목을 정했고, 편(篇)에 따라 여남은 꼭지씩 글을 준비하여 이러함을 반복한다. 그리고 마침내 한 권 책의 원고 분량을 거뜬히 쓰고 만다. 이것이 겨울에 흘리는 나만이 노력한 노력의 땀이다.
이마에 흐른 한 방울의 생체 땀은 나를 더욱 빛나게 하는 노력의 땀이다.
(202012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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