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다시 오른 마을뒷산 계룡산” |
87. 골프연습장의 딱 소리
이영백
세상에는 여러 사람들이 살고 있다. 종족과 피부색과 언어와 삶의 방식이 모두 다르게 산다. 동양, 서양이 있는가하면 대륙별로도 다르다. 저마다 삶의 기준과 삶의 수준도 다르다. 그렇게 세상은 사람들 삶의 연습장이다.
삶은 무엇인가? 사람은 먹고, 입고, 자고, 놀고 그렇게 시간을 지나버린다. 아니 시간을 즐긴다. 그 속에는 연구하는 사람, 공부하는 사람, 밤에 돈 버는 사람,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 땅위에서 일하는 사람, 땅 속에서 일하는 사람,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 산에서 일하는 사람,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 논밭에서 일하는 사람 등 어찌 그를 모두 헤아려 주랴.
인생을 한 번이라도 살아보았던 사람은 참 인생이 무엇인지 잘 알 것이다. 인생이 어떠하더냐? 모나더냐? 둥글더냐? 각지더냐? 그래 누구는 개미처럼 평생 일만하다 죽고, 누구는 베짱이마냥 노래만 하고 즐겁게 살더라.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하게 살다가는 사람들도 있을 게 마련이다. 즐거운 게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도 있겠다.
나의 인생을 열자. 인생은 연습장이 아니다. 두 번 다시 새로운 기회를 주지 않는다. 연습은 고만하고 실전으로 살아라. 결코 연습 없는 인생인데 연습하며 살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날 야시골공원을 오르는데 무슨 딱~ 하는 고요속의 침묵을 깨는 소리가 들린다. 분명히 무슨 연습을 하는 모양이다. 인생연습? 그렇다 삶의 골프연습장이었다. 그곳은 내 젊음의 한 장면에서 내가 골프연습을 한 번이라도 해본 곳이었다. 그곳에 많은 사람들이 초보골프를 연습하고 있다.
초교 동기가 대구에 같이 살면서 우연찮게 골프연습을 하자고 신발과 골프채를 빌려주면서 동행하자고 하여 연습장에 갔다. 처음부터 잘될 리가 없었다. 동기가 여하튼 함께 즐기자고 무던히 애를 쓰며 연습을 딱 한 번 같이 하였다. 집으로 돌아와서 골프 신발을 내었는데 내자가 극구 못 한다고 내다 버렸다. 그랬다. 딱 한 번 골프연습장에서 연습하고 버렸다.
세상에 골프 치는 한량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딱 한 번으로 연습은 그치었다. 그렇게 내 생애 골프 연습은 한 번으로 족하였다.
골프 치는 한량이 될 수 없었다. 오늘 그곳에서 그 연습소리만 들었다.
(202012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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