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ㅍ)1805.풋술

청림산문

1805.풋술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그날 동동주 술 단지 뚜껑을 아무도 모르게 살짝 걷었다.

 

동동주 담그는 어머니의 손길이 분주하다.

먼저 절구통에 누룩을 한 장 빻았다.

절굿공이로 풀썩거릴 정도로 빻았다. 이것은 내가 거들었다.

 

엄마는 술을 담그려고 고두밥을 찌고 계셨다.

술을 담그려면 고실 고실하게 밥을 하여야 한다.

물을 적당히 부어야만 밥이 그렇게 된다.

엄마는 술밥이 다되면 너른 그릇에 퍼 담아 밥을 식힌다.

 

고두밥과 누룩 빻은 것이 준비되었다.

술 단지는 이미 아침에 물을 담아 우려내어

물기를 빼서 거꾸로 엎어 놓았다.

술 담글 만반의 준비가 다 되었다.

물론 나는 일찍 역전에 가서 술 약(이스트)을 사다 두었다.

 

그렇게 술밥과 누룩과 적당한 물을 가미하고,

마지막에 술 약을 털어 넣었다.

큰방 구들 목에 술 단지를 갖다 놓고 이불로 감쌌다.

대신에 부엌에서는 자꾸 불을 지펴 방을 덥힌다.

 

술 담근 지 사흘이 지나면 달콤해져 온다.

술 단지에 술 익는 소리가 괴불~괴불~거리면서 들린다.

엄마는 숟가락으로 익은 술을 퍼내어 맛본다.

그 나머지에 담긴 방금 익은 술을 맛보게 한다.

풋술*로 맛보기 시작하여 맛본 술을 자꾸 퍼 먹는다.

 

(청림/20100. 20180112.)

*풋술 : 맛도 모르고 먹는 술.

----------------

李 泳 伯 (1950) 경주. 대구거주.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

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 e이야기와 도시 대표/ )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12)

LH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1)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7)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7)

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11)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920)

출처 : 청림작가 이영백
글쓴이 : 청림작가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