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779.파사破寺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내가 믿는 종교는 아직까지 없다.
그러나 아버지, 어머니가 누워 계시는 선산先山에 자주 들린다.
산기슭이라서 부모님 산소 앞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곁의 산등성이에 암자가 들어섰다.
주지스님이 같은 동네 형님뻘이었다.
나를 알아보고 곧잘 인사도 하였다.
성묘를 하거나 산소에 들릴 때마다 내려와서 눈을 마주친다.
나는 불교식 인사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큰형께서 편찮아서 K대 병원에 수술하고 집에 오셨다.
수술 후 요양으로 산속 그 암자에 마음 편히 쉬고 계셨다.
그 암자 이름은 삼정사三正寺라 하였다.
말이 암자이지 아직 절에 현판 하나 없었다.
둘째 형 맏이인 한 살 적은 조카와 더불어서 현판 값을 분담하고,
그 암자에 현판을 달아 드렸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 들리는데 주지스님이 참 좋아하셨다.
같은 동네 형님인지라 인지상정으로 그렇게 대하고 살았다.
큰 형이 암자에서 몸조리하고 계셨는데 어찌하여 달포 만에 돌아가셨다.
그 암자에 들리는 사람도 저절로 줄어들고 운영이 어려워졌다.
어느 날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절 경영에 시달려서 그만 절을 포기하고, 야반도주하고 말았다.
그 후로 산마루로 가면서 보았는데 파사破寺*요, 인적이 끊어졌다.
으스스 무서움도 다가오는 암자, 파사가 되어 무서웠다.
(청림/20100. 20171216.)
*파사破寺 : 허물어진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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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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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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