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716.타종打鐘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그 참 희한하다.
어디서 누가 이렇게 타종打鐘*을 함부로 할 수 있단 말인가?
고향 찾아 가을 토함산 정상에 등척하고 석굴암 주차장으로 내려오는데
절 종소리는 밤에 울릴 것인데 곧잘 낮에 수시로 종소리가 들려 왔다.
아하, 그 곳 통일종각에 관광객 누구나 원하면
비록 돈은 얼마쯤 내지만 타종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라 때에 종이 있었다.
그 첫째는 성덕대왕 신종으로 일명 봉덕종이라는 에밀레종이 있었다.
둘째는 황룡사 대종이 있었는데 몽고병란 때 사라졌다.
종마다 사연과 전설이 따라 붙었다.
고향 불국사를 찾았는데
부모님은 모두 산에 가 계셨고,
심지어 나와 나이 차가 많은 형들마저도 산에 가야 만난다.
부질없는 현세에서 내 아는 고인古人들을 만나러
흙무더기 앞에 서 본들 잔디만 자라서 나를 비아냥댄다.
시간어길 수 없이 토함산 산그늘이 내리고
여든이 훌쩍 넘으신 둘째 형수 집을 찾았다.
어렸을 때 두 번째 살았던 집이었다.
형수혼자서 아른거리는 형광등 밑에 몸을 누이고 계셨다.
세월이 좋은 시대인지 자식 키운 부모는 혼자서 늙어 간다.
그 자식들은 제 잘난 맛에 도회지로 몰려들 가서 살고 있네.
산그늘 따라 내려서 형수만나 뵙고 길나서는 데 어디서 종소리 들린다.
(청림/20100. 20171013.)
*타종打鐘 : 종을 침.
----------------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
○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년 9월 20일)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 > 청림·20100의 습작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청림/산문시-ㅌ)1718.타짜, 타짯군 (0) | 2017.10.15 |
---|---|
[스크랩] (청림/산문시-ㅌ)1717.타진打診 (0) | 2017.10.14 |
[스크랩] (청림/산문시-ㅌ)1715.타자기打字機 (0) | 2017.10.12 |
[스크랩] (청림/산문시-ㅌ)1714.타월Towel (0) | 2017.10.11 |
[스크랩] (청림/산문시-ㅌ)1713.타다 (0) | 2017.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