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632.창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아까부터 길을 걷는데 자꾸 치거~덕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엇이 그렇게 소리를 만들까 궁금했다.
집에 도착해서 신발 벗어 들어 본다는 것을 잊어 버렸다.
또다시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이젠 급히 길을 걷다가 허리 굽혀 신발 밑에 창*을 들여다보니
세상에 이런 일이 있나?
신발창이 떨어져 나가기 딱 5초 전이었다.
겨우겨우 소리죽여가면서 집에 도착하여
다른 신발로 바꾸어 신고 창 떨어진 신발 들고 수리 집으로 갔다.
창 달러 왔다니까 별 신통찮다는 소릴 하였다.
창 달려면 바닥을 잘 갈아야 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화학약품으로 붙여서 오래 갈지 모르겠단다.
그래도 신던 신발을 함부로 버릴 수는 없지 않는가 하여
가격을 여쭤보고 오래 못 신어도 좋으니 일단 창을 달아 달랬다.
사이에 은행에 볼일 보고 돌아오니
창을 깨끗하게 갈아서 화학약품으로 붙이고,
구두 아닌 반구두 형태이지만 잘 닦아 두었다.
일금 오천 원, 한 짝에 이천오백 원으로 새 신발처럼 되었다.
신던 신을 그냥 신으면 되는데 왜 버리고 새로 사라는 것이었을까.
기성세대로서는 조금 힘이 들더라도 고쳐 신고,
자기 물품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조상들의 가르침이 배어 있었다.
창달아 새신 만들어 아직도 멀쩡하게 잘 신고 다닌다.
(청림/20100. 20170721.)
*창 : 구두 ․ 고무신 ․ 짚신 ․ 미투리 등의 밑바닥 부분. 또 거기에 덧붙이는 가죽이나 고무의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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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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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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