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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606.짚신

청림산문

1606.짚신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내 발은 아예 짚신*을 신기위해 태어났다.

일흔 마지기 벼농사를 하면 당시에는

모두 소나 사람의 등짝에 지고 집으로 들였다.

짚도 재산이요, 벼 낱알도 재물이었다.

 

집으로 들인 볏단은 탈곡기도 없이

마당에 돌 하나 놓고 한발 반 새끼로 볏단을 묶고,

어깨 너머로 올려 매치면 타작打作이 되었다.

곱게 벼 낱알이 떨어지고 나면

한 알이라도 더 떨어내려고 마지막에 뱁댕이로 낱알을 땄다.

 

그렇게 아끼느라고 우리는 고무신조차 외출 할 때만 신었다.

학교 갔다 집에 오면 으레 짚신을 신었다.

짚신은 나막신보다 편하다.

그러나 고무신보다 발바닥이 좀 그랬다.

 

겨울이 와도 엄지발가락에 목걸이를 걸면

발등만 덮이고도 짚신을 신어야 했다.

짚신은 전근대까지 국민들이 신었던 보편타당한 신발이었다.

부잣집들은 아예 가죽신이나 미투리였다.

물론 부잣집 아가씨들은 꽃신을 신었다.

 

도회지로 나오면서 고무신에서 운동화로 바뀌었다.

지금에서야 고급 구두로부터 고급 신발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아예 시골에서 짚신을 신고 나무도 하고 일도 했다.

짚신은 국민의 신발이었다.

 

(청림/20100. 20170622.)

*짚신 : 볏짚으로 삼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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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 대구거주.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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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 e이야기와 도시 대표/ )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12)

LH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1)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7)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7)

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11)

출처 : 청림작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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