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580.지저깨비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아버지는 일자 무학이셨는데
어찌 그리 많이도 알고 계실까?
아버지 직업은 주가 농업이요, 부가 목수였다.
농업이 직업이신 아버지는 농부였다.
아버지 직업에 따라 논 ․ 밭에 일을 따라 다녔다.
어린 나이에 논 ․ 밭에서 소일하였다.
아버지는 두 번째 직업에 준하는 목수 일을 무던히도 하셨다.
집 기둥을 다듬는데도 작은 도끼 하나로 모두 해결하였다.
먼저 통나무를 가져다가 적당한 길이는 톱으로 잘랐고,
편평하게 한 면은 도끼로 다듬었으며,
먹통으로 먹줄 놓고 또 다듬기를 하였다.
집 기둥면마다 그렇게 반듯하게 다듬어 내었다.
아버지 쉬지도 않으시고 작은 도끼로 통나무를 빚었다.
나무 다듬기를 마쳐갈 즈음 아버지 일터에 남아도는 것은
바로 지저깨비*이었다.
일 마친 자리에 수북이 쌓인 지저깨비는
셋째 누나가 제일 좋아한다.
부엌에서 불 피우려면 불붙이기가 쉽지 않다.
이때 지저깨비 모아 둔 것이 가장 요긴하게 쓰인다.
덜 마른 나무라도 지저깨비만 있다면
그날 불 피우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아버지가 만든 지저깨비는 셋째 누나가 부엌에서 모두 불사른다.
(청림/20100. 20170527.)
*지저깨비 : 나무를 깎거나 다듬을 때 생기는 잔 조각.
----------------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
○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 > 청림·20100의 습작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582.지지벌개다 (0) | 2017.05.29 |
---|---|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581.지지랑물 (0) | 2017.05.28 |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579.지잠地蠶 (0) | 2017.05.26 |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578.지자支子 (0) | 2017.05.25 |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577.지유地油 (0) | 2017.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