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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521.젖꽃판

청림산문

1521.젖꽃판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십남매 입마다 모두 엄마 젖꽃판*을 빨아댔었다.

나는 열 번째로 아홉 형 ․ 누나들이 빤 마지막 젖꽃판이었다.

 

엄마 마흔 넷에 나를 마지막으로 낳았다.

천연두마마를 하면서 까지 나를 잃지 않으려고

그 힘든 역신을 이겨내었다.

그것도 6 ․ 25전쟁 반발 전에 태어나자말자

다섯 번째 막내 누나가 죽으면서 내가 태어났다.

 

큰형, 둘째형, 셋째형 한꺼번에 전쟁터에 나가고

농사짓는 것까지 어렵고, 먹을 것이 부족하여

막내인 나에게는 젖이 항상 부족하였다.

 

그래도 엄마는 나에게 마지막 천연양식인 젖을 물려주었다.

젓꼭지가 붙어 있는 가뭇하고, 동그란 자리인 유륜乳輪을

엄마도 배가 고파 등에까지 붙었는데도

나에게 젖꽃판을 물리었다.

 

무슨 늦어 막에 영광(?) 보시려고 나를 낳았든가?

아버지 아들 넷 있으면 되었지, 왜 또 나를 열 번째로 낳으셨지.

마지막 엄마 젖꽃판을 빨아도 젖은 마냥 부족하였다.

 

시골이라 다른 간식은 없고 나는 늦게까지 젖을 먹었다.

엄마의 젖은 열 자식을 키우려고 그랬는지 무척 길었다.

늦은 나이에 안기는 것이 부끄러워 등 뒤로 젖을 내려

등 뒤에서 빨아 먹었다.

그 엄마 호강시켜 드리고 못하고 쪼그라진 젖꽃판만 붉게 만들었다.

(청림/20100. 20170329.)

*젖꽃판 : 젓꼭지가 붙어 있는 가뭇하고 동그란 자리. 유륜(乳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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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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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출처 : 청림작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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