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425.의항衣桁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요즘은 잘 쓰이지 않은 말이지만,
조금 앞당긴 시대 시골에서는
집집마다 방마다 있던 흔한 것인데,
잘 모르고 살아 온 언어다.
의항衣桁*은 횃대다.
오히려 횃대도 모른다.
대나무 장대 양 끝에 줄을 달아 벽에 걸어 둔 것이다.
그 횃대에 옷을 걸어두기에 한자로 의항이라 한다.
홰 또는 횃대를 시골에서는 닭 집에 설치한 경우도 있다.
이 횃대에 단 벌 옷을 걸어 두고 파리가 앉으면
× 이 묻는다고 횃대 보를 만들어 덮어 두기도 하였다.
횃대 보에는 영어도 안 배운 처자가
Sweet Home이라고 수를 놓아두었다.
우리 집에도 그렇게 해 두었다.
정말 그 횃대 보 하나 덮어 두면 ‘단란한 가정’이 되는 것일까?
또 아버지 일 나가시면 논둑에
쑥 횃대를 갖다 두고 불을 붙여 놓는다.
쟁기로 논을 갈고 쉬려고 담배 한 대 피우시려면
논둑에 올려 둔 쑥 횃대의 불씨로 곰방대 장죽에 불을 댕긴다.
나는 쑥 횃대 불씨 안 꺼트리려고 주의 깊게 보살핀다.
그 옛날 횃대인 의항은 오늘날 값비싼 농보다 중요하다.
아버지 외출복이 의항에 동그마니 걸려 있다.
(청림/20100. 20161223.)
*의항衣桁 : 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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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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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부문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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