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403.윗목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시골에서는 웬만하면 집을 지었다.
특히 아버지는 초가를 짓는 목수였다.
자식이 하나 둘 늘어나면 방을 달아내어
다 자란 아들 딸 방이 생기었다.
밥 먹을 때쯤이면 큰방에 모이는 것이 상례였다.
한 집안의 어른이나 남자꼭지는 아랫목이지만,
딸이나 아이들은 윗목*에 앉았다.
오순도순 옹기종기 밥 먹는 시간이 즐거웠다.
숟가락 들고 놓고, 젓가락 들고 놓는 소리가
음악적 장단을 맞추었다.
숟가락을 들 때는 윗목에서 따~그~락~.
아랫목에서 젓가락 들 때는 따~그~락~ 닥.
따~그~락~ , 따~그~락~ 닥 장단이 맞는다.
낮에 일하러, 공부하러 모두 나가고 꼬맹이 집을 지킨다.
아무도 없는 그때야 꼬맹이 아랫목에 앉아 본다.
제 혼자 아랫목 차지다.
그때가 꼬맹이 저 혼자 어른이다.
꼬맹이 언제 커서 당당히 아랫목에 앉아 보나.
늘 윗목 차가운 방바닥에 앉는다.
그래도 식구들이 모두 모이면
꼬맹이 윗목에 앉아서도 기분이 좋다.
와글와글하는 윗목이라도
형, 누나들이 그득히 방안을 채우니 그 때가 좋다.
(청림/20100. 20161128.)
*윗목 : 온돌방의 위 쪽, 곧 굴뚝가까이의 방바닥. ↔아랫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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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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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부문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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