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379. 옻닭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제2의 고향이 된 도회지에서
오종종한 친구들과 만나는 재미가 난다.
봄이면 들판 구경나서 흰나비 만나고 계절을 안다.
초여름 좋은 계절, 새로 나온 햇잎 구경 나선다.
서넛이 추렴하여 시골 마을 정자에 나앉았다.
하림 닭 한 마리 사고,
밭두렁에서 베어다 둔 옻나무를 잘라 왔다.
찹쌀 주머니에 넣고 함께 옻닭* 삶는다.
게다가 남자 넷 집나와 옻닭 삶으면서
남는 시간에 준비한 과일 깎고 논두렁을 바라본다.
사람 살아가면서 이런 여유로움이 언제 있었던가?
부지런 농촌출신 아니랄까 봐서
틈새 시간에 쑥을 뜯는다.
간혹 시골 웅숭깊은 풀 속에 달래 한 뿌리도 곁들인다.
버너에 불붙여 옻닭 삶아내는 동안에
시골 공기 맡으면서 구수한 커피 한 잔을 탄다.
시골 원두막처럼 만든 정자에서 남자의 서정을 퍼뜨린다.
휘익 도랑가 둘러오면 쑥이 한 가득이요, 몇 포기 달래도 섞인다.
옻닭 다 익으면 찢어서 한 그릇씩 뚝딱 보신으로 먹어 치운다.
집에서 못해 먹은 옻닭, 남정네 넷이 기분 좋게 여유를 만끽했다.
옻닭으로 꼬끼오~ 소리 들린다.
옻닭 내년에도 기약해 본다.
(청림/20100. 20161104.)
*옻닭 : 털을 뽑은 닭을 옻나무의 가지와 함께 솥에 앉혀 삶은 것. 여름철에 몸을 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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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옻나무
*마을 휴게소에서
*옻나무 자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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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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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부문 특선 수상(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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