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256. 아지랑이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배고팠던 시골에서도 진정 봄은 오든가?
그렇게 기다리던 봄은 왔던가?
아직도 먼 산에 잔설殘雪이 희끗희끗 보이는데,
치마 입은 소녀들이 창 긴 모자를 쓰고 쑥을 뜯는 봄날이 온다면
바라지도 아니했던 먼 산 저 멀리로부터 아른거리는 흔적이 보이네.
혹 나에게 무슨 따스함을 선사 하는가 착각 하듯
아지랑이*가 춤을 춘다.
유사遊絲가 춤을 춘다.
먼 사막의 열사熱沙 속에서 마치 신기루가 생겨 오아시스처럼 보이듯
배고픈 봄이면 아지랑이까지 나를 놀린다.
할머니는 그 아지랑이가 마치 불러서 맞이하듯
착각을 일으키도록 아른거린다고 한다.
그래도 겨우내 추위에 움츠리고 지내다가
할머니 거동하기 좋은 날.
비록 신기루같이 아른아른 거리지만
사람을 현혹하는 유사는 더욱 아른거릴 뿐이다.
봄 처녀 치마폭에 흠뻑 내린 봄이다.
누구는 그런 따사로움이라도 어루만지듯
아지타토(Agitato)처럼 처녀들 엉덩이가 씰룩거리고 만다.
처녀들 치마폭에 내린 아지랑이,
나비처럼 나폴 그림이 봄 처녀 바람나기 딱 좋은 계절인가?
(청림/20100. 20160630.)
*아지랑이 : 맑은 봄날 공중에 아른 거리는 공기현상. 복사열로 공기의 밀도가 고르지 않아 빛의 진로가 불규칙하게 굴절되어서 보임. 유사遊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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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쑥 캐는 봄 날
*아지랑이 만나러 간이역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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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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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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