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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ㅅ)1250.실꾸리

청림산문

1250. 실꾸리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나는 열 번째 막내였다.

형님들은 장가가서 분가 하였고, 누나들은 시집가서 살았고

나는 늦둥이로 엄마 일을 거들어야만 했다.

엄마 혼자 집안일을 모두 하는 것도 처량해 보였다.


봄, 여름, 가을도 지나고 이제 쉴 만도한 계절 겨울이 왔다.

무슨 일이라도 심심풀이 하듯

엄마는 혼자서 실꾸리*를 감는다.

두 다리를 벌려 실타래를 양 엄지발가락에 걸고 혼자서

실꾸리를 감고 있다.


지속적으로 벌려 놓은 다리가 저려올 것이다.

또, 두 팔로 저어서 감아야 하기에 팔도 아파 올 것이다.

어린 내가 가만히 다가가

엄마 양 엄지발가락에 걸린 실타래를 빼서

내 팔 손목에 걸었다.

엄마가 실 감으려는 쪽으로 돌려가며 쉽게 감을 수 있도록 하였다.

엄마의 아픈 다리를 쉬게 하였다.


나도 그렇게 팔 벌리고 몸을 움직였으니 이제 팔이 아파온다.

엄마가 얼른 알아차리고서 ‘이제 네가 감아볼래!’하신다.


내가 실꾸리에 실을 감고, 엄마가 팔 벌려 실타래를 걸친다.

초저녁부터 시작한 작업이라

동해남부선 부산으로 가는 막차 지나는 소리가 들린다.

엉킨 실타래는 하나하나 풀어가며 절대 끊지 않고 실꾸리를 감는다.


소복소복 감겨 올라오는 실꾸리 모습이 엄마와 나의 정이 새록새록 난다.

(청림/20100. 20160624.)

*실꾸리 : 둥글게 감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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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실꾸리

* 실꾸리 감는 기본부터 준비한다

*실꾸리 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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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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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2청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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