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220. 숟가락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식구들 하고 간단한 외식을 나가면
내가 제일 먼저 시작하는 일이 있다.
식당의 상에다 먼저 낱장짜리 휴지 한 장씩 놓아두고,
곁들여 수저통에서 숟가락* 수저를 놓아 준다.
내자는 이렇게 하는 모양새를 좋아하지 않는다.
식구들이 함께 가면 자녀들이 솔선수범하여
부모가 먹을 수 있도록 수저를 놓는 것이 상식일 텐데,
자리에 앉아서도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일을 스스로 찾아 하지 않는다.
물론 나도 그것을 몰라서 먼저 놓는 것은 아니다.
몇 번을 외식하는 식당에 가 보아도
그런 서비스를 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나는 솔선수범 시범을 보이고 그렇게 하라는 신호였는데,
자식들이 하라고 넌지시 좀 더 기다려 보란다.
그러나 때마다 아무도 그렇게 할 생각이 없었다.
군대훈련에 들어가서 보급품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
숟가락 겸 포커처럼 생긴 군대숟가락이었다.
군대숟가락은 숟가락총에 구멍이 나 있다.
아예 배부하면서 숟가락은 고무줄로 상의 포켓에 묶어 두라고 하였다.
숟가락 잃어버리면 밥을 굶거나 손으로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군대숟가락이 가장 중요하였다.
시골 숟가락은 감자를 많이 긁어 한쪽 면이 닳아서 감자만 긁었다.
(청림/20100. 20160525.)
*숟가락 : 밥이나 국물을 떠먹는 식사용 기구. 은 ․ 백통 ․ 놋쇠 등으로 만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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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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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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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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