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208. 수술대手術臺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평생을 살아오면서
큰 병으로 아파본 적이 없다.
그것이 어찌 보면 이제껏 행복이었지 싶다.
세상에 내자가 느닷없이 등산 갔다가 발목을 부러트려서
수술대手術臺*에 올랐다.
기가 찼다.
차라리 내가 아팠더라면 하고, 어찌 내자가 수술대에 오른단 말인가?
그날 왼 발목 다섯 군데를 부러트려서 수술에 들어가야만 했다.
5층 엘리베이터 칸으로 들어가서 수술실 2층으로 내려오는 동안
수 천, 수 만 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머릿속에 겹쳐 왔다.
수술실 앞으로 가까이 다가서는 데 순서가 덜 되었는지 기다리라고 한다.
수술 들어가기 전에 ‘수술 잘 받고 보자’라고 말을 했는데,
목이 메여 말조차 잘 잇지를 못했다.
중앙 수술실 문이 열리고, 간호사들이 수술대를 밀고 들어가 버렸다.
마저 들어가는 것도 채 못 보고 문이 닫혀 버렸다.
시간은 흐르는데 좁은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섰다만 반복했다.
평소 그렇게 많은 친지나 지인 한 사람도 없었다.
그때 가까이 사는 지인 한 분이 찾아오겠다고 알려 왔다.
수술예약시간이 지나고 보니 자꾸 두려워 왔다.
수술대에 올랐던 아내의 얼굴이 새삼 자꾸 떠올랐다.
한 시간이 훨씬 지난 뒤에야 수술실 문이 열렸다.
아직 마취에서 덜 깬 상태라 덜컥 겁이 났다.
수술의사가 시간은 걸렸지만 수술은 잘 되었다고 알려 주었다.
(청림/20100. 20160513.)
*수술대手術臺 : 수술을 위해 설비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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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수술대에 의사들이
*수술실 자동문
*외과수술은 시작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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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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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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