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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ㅅ)1117.서당書堂

청림산문

1117. 서당書堂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나도 어쩔 수 없었다.

시골에 태어나 살면서 무언가 배우려면 어디라도 다녀야 했다.

아버지 나를 늦게 알아 본 것이었다.

집 나이 여덟이 되어서야 그것도 초교 입학 전,

꼭 석 달 전에 서당書堂* 가라 하였다.


그래도 가지 않으니까, 이제는

아예 시장 난전에서 한석봉 천자문千字文을 사다 놓고,

지필묵紙筆墨과 책을 보자기에 돌돌 말아 들게 하고서는

나를 업고 서당으로 데려가 꿇어 앉혔다.


서당이라야 시골 마을에서 글깨나 한다는 물봉勿峯서당으로 갔다.

내 또래 둘과 나이 든 학동學童 넷, 그곳에 끝에 형이 포함되었다.


첫날부터 공부를 시작하는데,

딱 네 글자이었다.

天 ․ 地 ․ 玄 ․ 黃-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


네 글자 배웠고, 붓 들고 괴발개발 한자漢字를 써댔다.

아버지는 내가 공부 마칠 때까지 곁에 앉아 자리를 지켜 주었다.

훈장訓長님이 나의 괴발개발 쓴 글자를 보고 칭찬을 하여 주었다.

첫날부터 어깨가 으쓱하여졌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석 달 동안 배운 글은

꼭 천 자 중에 이백오십 자로 1/4 부분을 배웠다.

서당에서 마지막 배운 글자가 지킬 수(守)자였다.

(청림/20100. 20160212.)

*서당書堂 : 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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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나의 초교(불국사초등학교 6-3반) 졸업식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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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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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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