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076. 산화散花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그걸 모르고 살았네.
꽃이면 피는 것에만 기뻐하였네.
꽃은 사람에게 보여주려는 제 할일을 마치고 지면서도,
예쁘게 지면서 흩날리면서도,
꽃비를 만드네.
그걸 알기까지 시간이 걸렸네.
꽃이면 꽃으로 사람을 즐겁게 하였지.
꽃은 꽃으로 제 마지막을 다하고 사라지면서도,
예쁘게 흩어지면서 흩날리는데
꽃이 비처럼 흩날리네.
그걸 알았던 시간은 지났네.
꽃이 꽃으로의 목적을 다하고 꽃으로 지는 마당에도
꽃은 꽃으로 제 몸 하나를 다하면서 바치네.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흐드러지게 사라져도
꽃처럼 꽃다운 이름 화우花雨를 남기고 흩어지네.
그걸 처음으로 알았네.
꽃이 꽃으로 제 생명을 마쳤건만 열매 맺지 못한다면
꽃으로서만 사라져야 하는 후손 없는 산화散花*라네.
서럽다 말해 버릴까?
그대 몸이 꽃처럼 산화되어도
아무도 슬피 울어주는 이 없다네.
산화散花의 거듭된 몸을 산화散華하고 말았네.
(청림/20100. 20160102.)
*산화散花 : ①꽃이 져서 흩어짐. 또 그 꽃. ②(식)꽃은 피어도 과실을 못 맺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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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열매 없는 꽃 - 익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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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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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제18기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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