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074. 산장酸漿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시골에서 자란 소년은 꽈리를 모르고 살았지.
도회지에서 전학 온 소녀가 입에 넣고 부는 인공 고무꽈리로
꽈르르~ 꽈르르~ 소리 내는 것이 뭣인지도 모르던 소년,
그것이 소녀의 입속에서 장난감이란 것을 한참 뒤에야 알았지.
누나, 꽈리가 뭐에요?
나의 손을 잡고 골목으로 나가서
이게 꽈리라는 풀이란다.
꽈리는 때꽐, 산장초, 홍낭자, 왕모주王母珠, 고랑채姑娘菜,
홍고랑紅姑娘, 등롱초燈籠草라고도 하였네.
한자어로는 꽈리를 산장酸漿*이라 한다네.
누나는 빨갛게 잘 익은 꽈리를 땄다.
열매의 씨를 빼버리고 입 속에 넣어 노리갯감으로 쓰네.
정과를 만들 때 잘 익은 열매를 따서 꿀에 잰 음식이라네.
누나는 자연에서 꽈리를 따서 조심스럽게 바람을 불어 넣어
꽈르르~ 꽈르르~ 소리 내어 인공 고무꽈리처럼 불어 댄다.
소년이다 보니 꽈리를 꽈리로 보지 못하고,
그냥 들에 난 풀로만 여기다가
누나가 가르쳐 준 꽈리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꽈리 꽃도 찾아 보았네.
화려하지도 않은 꽃이니 그렇게 예뻐 보이지도 않네.
그래도 꽈리는 엄마의 엄마부터도 알고 있었으니 꽈리는 꽈리였다.
(청림/20100. 20151231.)
*산장酸漿 : ①(식)꽈리. ②꽈리의 뿌리. 허로虛勞, 골증骨蒸, 번열, 난산, 황달의 약으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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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자연의 꽈리(酸漿)
*고무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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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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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제18기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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