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047. 사진관寫眞館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옛날에는 남의 사진을 찍어 주고도 벌어먹고 살았다.
내 고향 불국사에도 “불국사로터리사진관”이라고 있었다.
셋째 누나가 시집을 가니 매형이 생겼다.
누나와 매형이 사진관寫眞館*에 가서 사진을 찍는다고 하였다.
나도 덩달아 눈치도 없이 사진관 구경을 따라나섰다.
논둑길 따라 가는데 저만치 불국사기차역이 기다리고 있었고,
도랑을 건너뛰는데 다리 짧아 물에 빠졌다.
그래도 사진관 구경한다기에 부리나케 따라 붙었다.
역과 농협창고를 지나고 시장 안으로 들어가 사진관을 찾았다.
미닫이문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어서도 겨우 들어갔다.
아무도 없어 무턱대고 벤치에 앉아 기다렸다.
조금 있으니 창고 같은 곳 암실暗室에서 사장님이 나왔다.
현상 작업하다가 빨리 못 나와서 미안하다고 하였다.
셋째 누나와 매형은 정답게 팔짱끼고서 사진을 박는데,
불이 꺼지고 조명이 들어 와서 배경이 멋들어졌다.
불국사 범영루泛影樓에 희끄무레한 달까지 떠서 구름에 걸리었다.
아릿한 배경이 사진 찍는 데는 걸작그림이었다.
자, 요리 보세요! 하나 둘 셋! 화악~ 퍽!
마그네슘이 확 터지면서 나는 깜짝 놀랐다.
기념사진 한판 박는 데 촌아이 정기할 뻔하였다.
사진 찍으러 나온 김에 부산 아이스케이크 점에 들려
오랜만에 실컷 얻어먹었네.
(청림/20100. 20151204.)
*사진관寫眞館 : 사진 찍는 일을 영업으로 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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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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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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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제18기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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