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040. 사종斯螽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초교 때 우리 집은 들판 가운데 살았다.
학교 갔다 논둑길로 헤 메고 집 찾아올라치면
논둑 길가에 메뚜기 사종斯螽*이 득시건 거린다.
살찐 메뚜기는 반찬으로, 술안주로 제격이라
보고 잡지 않을 수 없었다.
맨 손으로 한 마리 두 마리 잡다 보면 욕심이 동하고 만다.
메뚜기 철에 당시 시골사람이라면
기름 짜는 삼베로 만든 삼각주머니 하나쯤 가지고 다녔다.
망측스럽게도 대낮에 메뚜기 암수가 붙어서
재수 좋게 한꺼번에 두 마리 잡았다.
벼 대에 붙어 있던 메뚜기 한 마리씩 잡아넣어도
자꾸 잡다 보니 그만 삼각주머니 목까지 차올랐다.
책가방은 허리에 붙어 있었고,
메뚜기 잡은 삼베 삼각주머니는 손에 들리었다.
가득 잡은 메뚜기 무쇠 참 솥에 물 붓고 솥뚜껑 조금 열면서
잡은 메뚜기 풀어내면 뜨거운 솥 안에서 튀는 소리 들린다.
1차 튀긴 다음 붉은 색 메뚜기를 들고 다듬는다.
다시 들기름 넣고, 소금 친 후에
날개 뜯고 다리 뜯어 넣은 후 밥반찬을 만든다.
오늘은 사종이 밥반찬이 되는 날이었다.
마당에 남폿불 내다 걸고 늦은 저녁을 먹는다.
누구나 밥 다음에 메뚜기 반찬이 구수한 고기반찬으로 변했다.
(청림/20100. 20151127.)
*사종斯螽 : (충) 메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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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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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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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제18기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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