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960. 비상간고備嘗艱苦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내 평생에 하지 말았으면 좋았던 일이 어디 한두 가지 이겠는가?
열 번째 막내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큰형 혼자 잘 먹고 잘 살았을 텐데,
하긴 그것은 부모가 한 것인데 내가 마음대로 안 되지.
학교를 모르고 살았으면 권모술수에 속아 주고 무지몽매로 살았을 텐데,
하긴 그것도 어찌 사람으로서 그렇게만 할 수 있었겠나?
신학문 하지 말라는 아버지 철학을 순종하고 그냥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긴 잡초雜草로 살아가려는데 내 심성으로 가당키나 할 것인가?
고등학교 학비도 없으면서 무슨 공부 한답시고, 비과세 서류 끊고,
아르바이트 하고, 가정교사 하고, 사전류 팔고, 잡지 배달하고,
문제지 배달하고, 뭔 개고생을 찾아가면서 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긴 하고 싶은 공부를 어디 헌신짝 버리듯 할 수가 있었겠나?
고 3때 군대영장 나와서 그냥 군대 가서 생고생(?)하면 되었을 텐데,
쓸데없이 와 교육대학은 가서 RNTC 군대훈련 받았나?
군대, 학생, 부엌 숙이, 가정교사로 돈 벌어야 했나?
하긴 젊은 놈이 그런 짓(?)도 아니하고 먹고 살라고 했겠나?
교육대학 졸업하고 교사를 그냥저냥 하였으면 교장 되었겠지.
대학교 편입해서 장거리 통학하다 왜 사표까지 내 던졌느냐?
대학지원업무 했지만 지나고 보니 인생판에 행정 3급(부참여) 얻었네.
하긴 그럴 양이면 아예 공부 더 안 하고 시골 계속 살았겠지.
비록 삶이 어렵더라도 한 인간으로 비상간고備嘗艱苦* 로 살았네.
사람으로 더 배우고, 인간답게 살다왔다 하고 싶어서 그랬소?
(청림/20100. 20150908.)
*비상간고備嘗艱苦 : 온갖 고생을 고루 맛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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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사진* "경주 반월성의 소나무"
- 굽은 소나무의 굴곡이 인생의 삶처럼, 내 사연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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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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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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