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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ㅂ)949.비

 

청림산문

949. 비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비라면

하늘에서 내리는 비〔雨〕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동요가 있다.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옛날 선비가 매일 글만 읽는 선비가 살았다네.

부인은 남편의 공부 뒷바라지를 위해 온갖 벌이에 나섰다.

그날도 여름이라 언제 비가 올지 몰라 당부하였다네.

비 오거든 마당 우케에 나락도 들여 넣고, 빨래도 들라 주쇠~!

그날따라 잘 안 오던 비가 취우驟雨, 소낙비가 내리 퍼부었다.


아침에 부인이 하던 말은 잊어버리고,

남편이 공자 왈, 맹자 왈 글만 읽고 있었다.

속절없이 비는 계속 내렸다.

마당 우케에 늘어 둔 곡식이 소낙비 빗물에 동동 떠 흘러가고 있었다.

햇볕에 공기 쐬려 내어 둔 이불과 베게까지 흠뻑 젖고 있었다.

무명 베옷 빨래도 말라가다 소낙비 빗물에 흠뻑 젖었다.


비가 오는데, 소낙비가 오는데 부인은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오니

아침에 부탁한 말은 간곳이 없고,

우케에 늘어 둔 곡식은 다 떠내려 가버렸고,

일광욕 시킨 이불과 베게는 물에 퉁퉁 불어 있었고,

무명 베 빨래는 물 덩어리로 불어 있는 데도

사랑채 남편은 공자 왈 맹자 왈만 읊고 있었다.


부인은 남편을 나무라야 하나, 아니면 죄 없는 비를 원망하여야 하나?


(청림/20100. 20150828.)

*비 : 대기 중의 수증기가 높은 곳에서 찬 기운을 만나 엉겨 맺혀서 땅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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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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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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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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