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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이씨중앙대종회 공지사항

[스크랩] 2015년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청림/이영백)에 대한 자변

2015 1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2015년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에 대한 自辯

- 『가마솥에 뜸들인 눈물』 -

                                              청림/이 영 백

 

  아무도 강제하지 않겠지만 스스로 감사드리려고 글을 올립니다. 큰 얻은 결과에 스스로 답해야 하겠기에 몇 말씀 올리고자 합니다.

  76일(월) 생애최초 문학기행을 다녀왔던 함양 일두 정여창고택과 산청 동의 보감촌, 가야 마지막 왕 구형왕릉을 내자와 처제, 휴가차 들린 큰 아들과 넷이서 다녀왔습니다. 피곤도 하여 밤새 잠을 어떻게 잤는지 모를 정도로 깊이 늦잠이 들었는데 7일 매일시니어문학상 발표일은 이미 아침이 밝았고, 매일신문은 대문에서 안 가져간다고 성화였습니다.

 지인 고창환님이 전화로 대뜸 ‘선생님, 축하합니다.’라 하는 전화 속에서의 말에 덜 깬 잠에서 앞뒤를 몰라 하면서, ‘뭘 축하합니까?’ 되물으니, ‘신문 안 봤습니까? 논픽션부문 우수상 당선되었다고 이름이 나와 있습니다.’ ‘예…. 알았습니다.’전국단위 글 뽑는데 기대도 하지 않았고, 발표 날짜는 알았지만 번한실력에 가작이라도 뽑힐 기대도 정녕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주제의 수필을 그적 그리는 동안에 오로지 유별나게 쓴 것이 셋째 형 일생에 대하여 마치 평전처럼 제목도 처음에는“달을 품은 배 밭”이라 하였다가 약하다 싶어 “가마솥 뜸들인 눈물”로 바꾸어 제출하였던 것입니다.〔200자 원고지 277매, A4용지(13포인터 160) 46매〕〕

 

 대략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골 셋째아들로 태어난 나의 셋째형은 남자 형제로는 가운데고, 여형제로는 위였다. 많은 형제에 공부는 큰 아들만 시켰기에 무학자였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누구보다 용감하게 군대에 입대하여 공병이 되었다. 청승부대에 편입하여 압록강 초산까지 진격하여 이승만 대통령에게 압록강수를 바친 부대였다.

  전쟁의 승리 기쁨도 잠시 중공군 개입으로 1․4후퇴 시 부대에서 단 두 명만 살아 돌아 왔다. 이러한 상황을 군대 7년 후 제대까지 마음속에 묻어 두었던 이야기를 나에게 토로하였다. ‘내가 글을 몰라 전쟁 수기를 못 쓴다. 동상아! 나의 이야기를 듣고 후일에 글로 써서 남겨다오!’

  나도 팍팍한 생활로 먹고 사는 것에 연연하다 오늘날까지 이어왔지만 셋째형은 1994년 예순 다섯에 후두암으로 돌아 가셨다. 셋째형이 후두암에 걸려 당시 의사가 ‘목 수술을 하여도 말을 하려면 글을 읽어야 말을 다시 배울 수 있다.’고 하여 무학자 셋째형은 글자 모르는 데 낙심하여 수술을 거절하여 돌아 가셨다.

  후두암 수술을 받은 분으로 조금 전까지는 쇳조각을 목구멍에 대고 말을 하였고, 요즘은 글자 몰라도 말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의료기술이 날로 달라지고 있는데 시대를 너무 빨리 살았던 것이 탈이었다.

  암은 천형이라고만 생각하였다. 셋째형 어린 날 바지게에 두부, 고등어, 전갱이 지고 팔러 다니면서 고함을 질러야 장사가 되었다. 그런 고함의 목소리를 질러 댔기에 후두암에 걸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낮 새도록 맷돌에 콩 갈아서 밤새 가마솥에다 두부를 만들었다. 셋째형 삶의 형상이 가마솥 끓일 때 솥뚜껑 둘레에 뜸 들이려고 눈물 내리는 꼭 그런 상황이듯 놓였다.

  못 배워서 생생한 전쟁 수기를 못 남겼고, 후두암이 걸려도 글자 몰라 말을 다시 배울 수 없었던 마지막 기대도 허물어져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지난 날 우리 시대의 군상群像이 바로 인간시장이요, 국제시장이었다. 자기 소리 한 마디도 못 내고 단지 가마솥에 뜸들인 눈물로만 흐를 뿐이었다.

 

 얼치기 막내 동생이 셋째형 일생을 부족한 표현으로 남겼을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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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식장에서

 

        *2015년 7월 16일(목) 10:00~ 대구 수성구립 범어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시상대 시상자 경상북도 도지사 김관용님과 기념촬영, 왼쪽 두 번째 필자(이영백)- 

 

*대구시장 권영진님과 함께 기념 촬영

 

 

 

 

 

 

 

출처 : 월간 한비문학
글쓴이 : 푸른 숲/20100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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