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ㅂ)893.부뚜막

청림산문

893. 부뚜막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예전에 부뚜막*은 체온을 덥혀주는 가장 따뜻한 곳.

부뚜막 가마솥 뜸들인 눈물이 흐를 때에 겨우 비켜 나 앉았네.

바깥이 춥고, 방안도 추워 부뚜막에 비켜 앉아 끼니 시간을 기다렸네.

 

어머니 하는 일이 너무 바빠 밥 먹을 시간도 없었네.

박 바가지에 나물 넣고, 된장 퍼 넣어 비벼두고

시커먼 꽁보리밥 한 숟갈이 전부인 바가지 종합밥상이 되어

부엌 들며나며 숟가락 걸쳐 한 숟갈 입에 넣고,

나며들며 씹는 둥 마는 둥 어찌 아침 먹었다 하겠는가?

 

겨우 얻은 쌀알 들을 일어 밥 지으려 물 맞춰 밥 안치고

아궁이에 나무 쌓아 불을 지피네.

아궁이 깊이 든 나무에 불붙으면 뜨거운 화기가 작렬하네.

연기와 화염이 방구들로 열 전도하면

솥 밑 붉은 불은 솥 밑을 달구어 밥을 짓네.

가마솥에 뜸들일 즈음

피~씨~익 소리 들리면 때든 불 조절하여 약하게 하고,

가마솥 뜸들인 눈물 흐르면 밥을 잦히네.

 

부뚜막에 먼저 올라앉은 강아지 못내 그 자리 쫓겨나고

시커먼 솥뚜껑을 행주로 훔치고, 뭉쳐 감싸 뚜껑이 열리네.

노란 조밥, 하얀 쌀밥이 모두 어른들 밥그릇에 들어가고,

누룽지에 보리쌀만 남은 것은 아이들, 아녀자들 밥이라네.

부뚜막에서 밥 퍼 주기 전에 주걱으로 조금 떠먹다가

남자꼭지가 부엌에서 쫓겨나는 순간일세.

부뚜막에 구수한 밥 냄새 맡으며 허술한 박 바가지 종합밥상이 차려지네.

 

(청림/20100. 20150703.)

*부뚜막 : 아궁이의 위에 솥이 걸린 언저리.

----------------------

(퍼 온 사진)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8회 게재

      ①대보름달/②고교 동기회/③사진첩으로 맺어진 결혼/④위험한 에스컬레이터/

      ⑤백두산 등척기/⑥어떤 만남/⑦헐티재 가는 길/⑧미영 베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 (2014.2.15.)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