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779. 백초百草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가장 무식하면 가장 용감하다고 할 수 있다네.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봄이 되면
우리 집 들판 속에 위치하여 논과 밭이 뺑 둘러 있었기에
봄이 오면 나에게 명령이 떨어지네.
새 봄에 돋아나는 풀이면 백초百草*를 모두 뽑아 오너라!
새 봄에 물기를 빨아 올려 싹을 틔우고 있는 온갖 풀이라라네.
봄이면 가장 흔한 쑥과 코따까리 나물하며,
온갖 풀을 뿌리 채 뽑아 모으면
소쿠리에서 바지게로 옮겨 담고 하루 종일
살 거운 바람이라도 온갖 풀을 캐고, 뜯거나 모은다.
마당 한 구석에 갖다 모으면
어린 내가 하루 종일 캐도 얼마 되지 못한다.
이튿날도, 사흘째도 새봄 온갖 풀을 캐 모아 들인다.
어지간히도 모이면 이제는 사들어 빠진 온갖 풀을 모두 바지게에 담고,
도랑가에 들이 부어서 흙이 달린 뿌리와 함께 씻어낸다.
서 말 참 솥에다 모두 꾹꾹 눌러 집어넣고,
밤낮으로 이글거리는 장작불을 지핀다.
어지간히 삶기고, 나중에 급기야 다려져서
달고 단 조청처럼 새카만 조청이 되어 커다란 무쇠 솥 밑바닥에 깔리면
식히고 나면 양은그릇에 퍼 담아내어서
밀가루를 섞어 환을 만들어 낸다.
아버지는 약사도 아니면서 약사처럼 약을 준비하여 둔다.
배 아플 때 아이 세 알, 어른 아홉 알을 먹으면 아픈 배도 낫는다.
(청림/20100. 20150310.)
*백초百草 : 온갖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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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 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8회 게재 ①대보름달/②고교 동기회/③사진첩으로 맺어진 결혼/ ④위험한 에스컬레이터/⑤백두산 등척기/⑥어떤 만남/ ⑦헐티재 가는 길/⑧미영 베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201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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