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ㅂ)739.반짇고리

청림산문

739. 반짇고리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반짇고리*에는 어머니 냄새가 난다.

 

반짇고리에는 제 모양대로, 제 색깔대로 단추가 모여 사네.

바늘에 실 꿰고 같은 종류의 단추를 찾아내어

옷에 단추를 달아 주는 반짇고리는 보물창고다.

 

반짇고리에는 24형제의 바늘이 잠을 자고 있네.

가는 바늘 부르면 얼른 대답하고나와 고운바느질이 되었고,

돗바늘을 부르면 얼른 대답하고나와 두터운 옷감을 깁고,

중바늘을 부르면 얼른 대답하고나와 떨어진 양말을 기워 놓네.

 

팬티 고무줄이 터지면 반짇고리를 찾네.

삐침과 바늘을 찾아내어 적당히 고무줄을 묶고,

고무줄을 넣어 묶어 주면 팬티가 흘러내리지 않네.

 

새 옷 만들려면 옷감을 디자인하여 잘라 주어야 한다네.

가위가 얼른 반짇고리에서 얼른 나와 꼼꼼히 디자인한대로 가위질 하네.

 

아버지가 입던 두꺼운 겨울옷을 꿰매려면

바늘에 실 꿰어도 손가락이 아파하네.

반짇고리에서 골무가 얼른 나와 엄마 손가락을 보호하네.

 

반짇고리에 어머니 냄새가 아직도 배어 있네.

반짇고리에 색실이 기다렸다가 꿰맬 옷감의 색상에 따라

조르르 달려 나와 색상을 맞추어 꿰매 주네.

어머니가 생각나는 반짇고리는 오늘도 주인을 기다리네.

 

(청림/20100. 20150129.)

*반짇고리 : 바늘·실·고무·헝겊 같은 바느질 도구를 담는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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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 餌藥과 都市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9회 게재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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