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707. 묘갈명墓碣銘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내 죽으면 평생에 좋아하던 문구文句를 남기고 싶어라.
車城李公靑林先生諱×伯(己丑1949. 4. 12.∼?)
소띠로 평생 일만하다 내 그렇게 죽을 줄 알았다.
얼마나 간결한 묘갈명墓碣銘*인가?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나의 묘갈명은 남이 해주기를 바라지 않고 내가 한다.
누가 묘갈에 침을 뱉을 것인가?
누가 묘갈에 조약돌을 주워 던질 수가 있을까?
경주 남산 돌이라도 모두 옥돌이 아닐 텐데,
경주사람이라고 모두가 신라의 옹골찬 뜻만 가질 것인가?
세상에 태어나 사람들이 모두 편히 살 수 있고,
마음에 부담 없이, 법 없이 살 사람이었으면 되었지.
무슨 욕심이 더 필요하며
누구를 헤집을 것인가?
묘갈명에 높이 달 것은 스스로 부끄럼 없는 것이라야 한다네.
모든 욕심은 부질없고,
하물며 돌에 새겨둔 글자도 풍우風雨에 삭을 지라도
그렇게 청빈으로 살았던 청림으로서 정신이 삭지 않기를 바랄뿐이네.
나의 묘갈명을 남기고 나니 속이 후련하도다.
(푸른 숲/20100. 20141228.)
*묘갈명墓碣銘 : 뫼 앞에 세우는 작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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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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