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672. 모내기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눈 감으면 떠오르는 그 옛날의 논농사 짓던 일.
아버지 손가락에서부터 상처투성이요, 손바닥도 주절껍질이다.
손가락 마디마다 헝겊 찢어 밥으로 이겨 감은
밥 참한 손가락이다.
모내기* 하는 날 온 동네 사람들이 두레 하면서
모심을 논바닥 써레질 하면
고추잠자리 제철 만난 듯 하늘을 뱅뱅 돌고,
제비들 하늘 높이 공중서커스를 한다네.
찐 모 바지게로 이동하여 논바닥에 내어 던지고,
못줄 늘여 펼치면
모심기 노래 한 가락이 시작을 알리네.
못줄 따라 허리 굽혀 모를 움켜진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네.
못줄 따라 옆 사람까지 심다가 돌아오면서 안 줄에 모를 또 심는다.
한 번 허리 굽혀 모를 심고, 또 심으면 끊어질 듯 허리아파 온다.
구성진 모심기 노래 가락 속에는
아이가 들어 과한 내용 가사도 흘러나오고,
후렴으로 아픈 허리 잊어버리려고 “휘∼후∼야∼!”를 따라 한다.
허리 아프고 배고프면 저 멀리 머리에 이고 오는 사람이 보인다.
아침 참, 새참이 못밥으로 나온다.
새참은 구경하는 사람들에게도 한 그릇씩 다 돌아간다.
내리는 소낙비에 국수 국물이 먹어도, 먹어도 줄지를 않네.
새참 먹고, 쉬고 다시 시작하는 모내기는
오후 새참 먹고, 들판에 어둠이 내린 후에 마친다.
모내기 후에 잘 키워서 가을 수확을 기다린다.
(푸른 숲/20100. 20141123.)
*모내기 : 모 내는 일. 이앙移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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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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