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663. 메주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세상에는 잘 난 사람, 못난 사람 모두가 사람인데,
왜 못난 여자를 메주* 같은 사람이라고 놀리는가?
그 메주가 이 메주가 아닌데,
메주덩이 때문에 어려서 고생했지.
메주를 쑤려면 메주콩이 있어야지.
햇볕이 잘 드는 밭에다가 무엇을 갈 것인가?
한참을 생각하여 메주콩을 갈았네.
콩이 땅속에 들어가면
물기 먹고, 햇빛을 받아 좋은 공기 마시면 싹이 터지.
먼저 나온 잎이 자라면 받쳐주는 떡잎이 콩대를 이루어
흑갈색 밭에서 무성히 자라서 녹색으로 밭을 뒤덮네.
콩이 자라고 콩 꽃이 얼추 피면서 열매 맺혀 잘도 익네.
햇볕 나기 전 새벽녘에 콩꺾기로 콩 타작 벌이지.
씨알 좋은 것만 골라 메주를 쑤네.
메주 쑤는 날, 바쁜 날 오랜만에 삶은 메주콩 실컷 먹고 배탈 나서
하필 그믐날밤 바깥 화장실가기 무서워
화장실 앞에 보초 세워두고 볼 일 보았네.
온 종일 메주 쑤어 처마에 매달고 나니 이젠 팔이 아프네.
어느 순간 메주 띄어 간장·된장·고추장을 담그네.
자오유미子午酉未 제외한 좋은 날을 받아서
올해도 잘 띄운 메주로 간장·된장·고추장 담근다.
(푸른 숲/20100. 20141114.)
*메주 : 무르게 삶은 콩을 찧어 뭉쳐서 띄워 말린 것. 간장·된장·고추장을 담그는 원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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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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