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652. 맥반麥飯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사람들 입〔口〕이 많아 쌀밥만 먹지 못하네.
쌀밥은 아버지만 드시네.
어린 아이나 어머니, 형님·누나들은 새카만 보리쌀을 삶아 놓은
맥반麥飯*을 먹어야 한다네.
보리밥 뜨끈뜨끈할 때는 맛이라도 있지.
일하고, 학교 갔다 오면
식어빠진 쉰 보리밥에 파리가 앉았다가간 보리밥에
그것에도 배고프면 먼저 많이 먹으려고 야단이네.
여름날 한나절 늦은 점심點心에
보리쌀 삶아 둔 소쿠리 째 갖다 놓고,
형제끼리 금 그어 놓고 보리밥을 먹네.
나이 많은 형님들 보소!
소쿠리 위에 그은 금은 간곳이 없고,
선 그어 내 밥이라 표시 해두었건만 내 밥밑에
모두 파먹어 들어와서
정작 내가 밥 먹으려면 숟가락이 푹푹 꺼져 버려.
보리밥조차 없어졌다네.
이를 두고 누구에게 재판을 걸어야 한다나?
보리밥에 무 썰어 넣어
보글보글 잘 끓인 토장국에 밥 비벼먹는 것이 일품일세.
보리밥도 잘 퍼지게 밥을 하면
떡 보리밥이 되어 최고의 성찬이 된다네.
(푸른 숲/20100. 20141103.)
*맥반麥飯 : 보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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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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