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529. 더운점심點心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여름 해는 길고 하릴 없이 오전이 지나고 보면
어중간한 점심시간이 닥쳐오네.
손님도 없고, 찬 밥 있는 대로
김치 썰고 식은 된장이라도 내어 점심을 때우려는 데
꼭 이 때쯤 백년손님 찾아 드네.
삼 삼던 손을 씻고, 백년손님 맞네.
백년손님 찬밥으로 점심 내지 못하고
더운점심點心* 준비 한다네.
얼른 부엌에 내달아 쌀 씻어 가마솥에 붓고 불 지피고,
아끼던 달걀 꺼내어 종지기에 찌고,
불려 둔 강남 콩 넣네.
말려둔 무 오그락지 불리고,
밀가루 풀어 고추전 만들어 밥 위에 얹어 두지.
무 썰어 멸치 지지고, 미리 사다 둔 갈치 잘라 굽지.
개다리 상에 그득하니 차려내니
더운점심 밥상이 제법 어울리네.
아무런 손님 없다고 찬밥 내다가
들이닥친 막내 매형 덕에 더운점심 얻어먹게 되었네.
백년손님 아니었으면
그냥 그대로 찬밥점심 먹을 뻔 했네.
6·25전쟁 64주년 날을 상기하면서
전쟁 중에는 더운점심을 구경이나 하였을까?
(푸른 숲/20100. 20140625. 6·25전쟁 64주년 날에)
*더운점심點心 : 새로 지은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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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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