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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ㄷ)529.더운점심點心

신작시

529. 더운점심點心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여름 해는 길고 하릴 없이 오전이 지나고 보면

어중간한 점심시간이 닥쳐오네.

손님도 없고, 찬 밥 있는 대로

김치 썰고 식은 된장이라도 내어 점심을 때우려는 데

꼭 이 때쯤 백년손님 찾아 드네.

삼 삼던 손을 씻고, 백년손님 맞네.

 

백년손님 찬밥으로 점심 내지 못하고

더운점심點心* 준비 한다네.

얼른 부엌에 내달아 쌀 씻어 가마솥에 붓고 불 지피고,

아끼던 달걀 꺼내어 종지기에 찌고,

불려 둔 강남 콩 넣네.

말려둔 무 오그락지 불리고,

밀가루 풀어 고추전 만들어 밥 위에 얹어 두지.

 

무 썰어 멸치 지지고, 미리 사다 둔 갈치 잘라 굽지.

개다리 상에 그득하니 차려내니

더운점심 밥상이 제법 어울리네.

 

아무런 손님 없다고 찬밥 내다가

들이닥친 막내 매형 덕에 더운점심 얻어먹게 되었네.

백년손님 아니었으면

그냥 그대로 찬밥점심 먹을 뻔 했네.

 

6·25전쟁 64주년 날을 상기하면서

전쟁 중에는 더운점심을 구경이나 하였을까?

 

(푸른 숲/20100. 20140625. 6·25전쟁 64주년 날에)

*더운점심點心 : 새로 지은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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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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