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505. 답畓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사람은 무얼 먹고 사는가?
논〔畓*〕과 밭에서 곡식을 길러 먹고 살지.
숙형 내가 대학 다닐 때 도회지에 나와서
대도시의 주택단지를 내려다보면서
“야야! 저 사람들 다 무얼 먹고 살지?”
“형님! 그 분들 시골 사는 사람들보다 더 잘 먹고, 더 잘 입고 삽니다.”
“헉, 그래 이상해. 논밭 한 마지기도 안 보이는데…….”
우리 숙형 시골에서 늘 논과 밭에서 농사짓다가
도회지 사람들 보고 뭘 먹고 사는지 걱정을 하네.
시골은 논 아니면 밭이고 둘레는 산이다.
고향은 관광지인데도 우리는 그저 농사만 짓고 살았었지.
논뙈기들이 마치 이어 붙인 밥보자기 같은 모양으로 붙어 있고,
시골 들판 분지盆地를 이루어
사람들 용케 답곡畓穀으로 끼니를 잇게 해 주어 살았지.
형님, 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아버지, 또 윗대까지도
조금만 논뙈기에서 나는 답곡으로 입에 풀칠하고 살았지.
그나마 작은 땅뙈기 있던 것도 칠년대한七年大旱 맞아
부잣집에 논 넘기고 죽도가리, 밥도가리 등으로 별명 남겨두었고,
재산 다 잃어버리고, 고생만 하는 소작농小作農으로 살았지.
논이 많으면 쌀농사를 지어 자식 배불리 먹고, 공부도 시키련만
논도 없고, 돈도 없으니 가난을 밥 먹듯 자손대물림하고 살았지.
논이 곧 돈인데 앞으로는 논을 사라.
논이 곧 생명줄이고, 자손대대로 양식이니라.
(푸른 숲/20100. 20140531.)
*답畓: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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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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