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ㄴ)468.누룽지

신작 시

468. 누룽지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하늘 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딸딸 긁어서…….”

어려서 누구 따라 저절로 노래했듯

누룽지는 귀했다.

 

밥하고 남아 있던 누룽지

아무에게나 주지 아니 하였다.

보리밥을 많이 해먹었던 과거에

누룽지도 쌀 누룽지가 아니고 보리쌀 누룽지라네.

조금 잘 살게 되면서

쌀밥 해 먹었을 때 누룽지는 정말 먹을 만했지.

 

하얀 이밥 쌀밥 누룽지는

일부러 솥에 남겨 밥 푸고 불 때어

누룽지 긁기 좋게 만드네.

따닥따닥 소리 나게 한 후

무쇠 가마솥 닳는다고

나무주걱으로 누룽지 일 받으면

뭉치로 들고 일어 나

큰 누룽지 만들어 내지.

 

누룽지 긁어모아 소쿠리에 말라 두면

딱딱하게 굳어진 쌀 누룽지

하나씩 받아 입에 넣으면

어찌 그리 구수하든지.

간식으로 먹던 누룽지를

누룽지에 물 붓고 숭늉 끓여 늘여 먹었지.

 

(푸른 숲/20100. 20140424.)

*누룽지 :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찌끼.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