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시 |
467. 뇌신지賴信紙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아무런 설비도 없이
우체부郵遞夫가 전해 주고 가는
노란 전보용지 한 장.
내용을 적은 것이 뇌신지賴信紙*라네.
축하를 위한 전보(telegram, 電報)를 받으면 행복하겠지만,
급한 통신으로 받을 때는 마음부터 두근거린다네.
1973년 12월 첫 겨울방학을 맞아
일·숙직을 모두 맡아 학교를 잘 지키고 있던 중
전보가 왔다네.
노란 전보용지 뇌신지.
“급래, 부 사망” 받는 자 : 이연배.
갑자기 받고 보니 의혹투성이라 관심을 꺼 버렸네.
잘못 온 것인 줄 알면서도 왠지 또, 기다려지네.
이튿날 아침에 “이영배”로 전보가 왔네.
지난 번 뵈었을 때 건강하시던 아버지 얼굴을 떠올리고만 있었네.
오후 세 번째 전보가 정확히 내 이름으로 다시 왔네.
이것이 아니로구나, 이것이 아니야.
정말 나의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구나.
당직을 교무에게 맡기고, 허둥지둥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경주버스터미널에서 질녀를 만났네.
설마 그 전보 한 장이 비보悲報가 아닐 것이라고 믿었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 있나! 내 전보가 정말 맞네.
아버지 부음訃音의 누런 갱지 쪽지 뇌신지 한 장이 맞아버렸네.
(푸른 숲/20100. 20140423.)
*뇌신지賴信紙 : 전보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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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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