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시 |
366. 구충제驅蟲劑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학교 다니다 집에만 가면 신발을 신지도 아니하고,
밭에, 변을 뿌린 밭에 맨발로 다니니
우리 몸속에 병균이 안 생길 수 없지.
그래서 자주 배앓이를 하였지.
초등학교 다니던 1957년 1학년 병아리 때.
우리는 국가로부터 주는 구충제驅蟲劑*를 받아먹었다.
나는 약이라고는 먹어 본 적이 없어서
구충제를 받아서 먹지 않고 있으니,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들이 고자질 한다.
“선생님, 오복이는 약을 안 먹어요.”
“받은 약은 먹어야지.”
“예.”
얄미운 친구들이 미워서라도 구충제를 꼴깍 넘겨야 하는 데,
도대체 목구멍으로 넘어 가지를 않는다.
애고, 구충제가 무엇이더냐?
나는 그만 빠삭 빠삭 씹어 먹어버렸다.
어찌 그리도 십은 지.
애고, 구충제가 사람을 죽여!
구충제를 먹고
이튿날 아침 화장실에 가서 놀라고 말았다.
아니 회충이 죽어 나오지 아니한가?
뱃속에 이러한 회충이 들어 있으니,
밥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아니하고, 마르지.
모든 양분은 회충이 모두 먹어 버렸네.
(푸른 숲/20100. 20140112.)
*구충제驅蟲劑 : 체내의 기생충을 구제하는 데 쓰는 약제.
(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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